보이콧이라고 적으니 거창해 보인다. 그냥, SBS에 배알이 꼴려서라고 하는게 적당할 거다. SBS에서 거액의 돈을 주고 동계 올림픽 중계권을 사 오고, 그걸 자기네만 독점한다는 사실이 못마땅해서, "그냥 안 보고 말지."라고 주절거리는 거다. 그렇다고 SBS에서 나 같은 일개 시청자가 TV를 보건, 안 보건 신경이나 쓰겠냐만은, 그래도 혼자 궁시렁대고 있는 거다.
사실 정확한 앞뒤 사연은 모른다. SBS가 동계 올림픽 중계권을 (어쩔수 없이) 독점해야 했던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깐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여기저기서 온갖 욕을 먹을 짓을 저리도 하고 있겠는가? 그렇지만 내가 방송 관계자가 아닌 이상에야 그 속내까지 들여다 보고 안타까워 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저 혼자 먹으려고 외국에 현금 쏟아 붓고, 욕도 먹고, 돈도 먹는 일석 이조(응?) 상황이 연출되는 것으로 보여, 눈쌀을 찌푸리고 있는 것이지.
미디어법이 작년에 통과되는 것을 보며 한쪽 이념에 치우치는 방송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 나 역시 같은 걱정을 했지만, 보다 심각한 것은 "이념"이 아닌 "자본"이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우리에게 보수란 "(신)자유주의자"를 뜻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보수란 "돈 놓고 돈 먹는 (천민) 자본주의"를 의미한다. 자본주의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다면, 자유주의 정도는 파시즘이랑 바꿀 수 있는 보수주의자들이 수두룩하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는 참 재미있는 나라다.) 그러기에 자본주의가 언론을 장악했을 때, 과연 언론에서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강요할 것인지 걱정스러웠다. 그렇지 않아도 점점 떨어져가는 "인간에 대한 가치"는 저기 저 안드로메다 정도에 날려 보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SBS의 동계 올림픽 독점 중계를 지켜 보며, 혼자만의 보이콧을 하는 이유는 그런 현실에 불만이 있어서다. 올림픽 정도라면 "돈 있는 놈이 더 먹는 세상. 아니, 돈 있는 놈이 다 먹는 세상"의 논리가 "조금 덜 먹혀도 괜찮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아서다.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나간 국가대표 선수들의 공공의 활약 마저도 정해진 방송에 맞춰서 봐야 하는 승자 독식의 비공공성이 안타까워서다. 하긴, 그래봐야 이런 불만을 SBS에서 신경이나 쓰겠냐만은 말이다.
한 줄 요약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크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