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 7월 1일에 걸쳐, 가족들과 경남 통영과 거제도를 갔다 왔다. 사람 북적북적하는 것을 싫어하는 탓에, 한가할 때 미리 피서를 간다는 마음으로 내려 갔다 왔다. 처음 가본 통영. 무지하게 멀더라. (일산에서.. -.-) 대전에서 통영까지 고속도로가 있어서 금방 갈 줄 알았는데, 초행길이라 그런지 올 초에 갔던 여수보다 더 멀게 느껴졌었다. (시간은 비슷한 듯)
방 2개인데도 의외로 넓고, 깔끔했다.
아쉬운 점은, 오래되서 그런지 각종 시설들이 노후되어 있다는 것..
첫날 묵은 콘도. 금호 마리나 리조트 콘도. 사진은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여기의 장점은 역시나, 조망. 끝내줬다. 아래 사진들은 베란다에 나가 창 문 밖을 찍은 사진. 안방에서 바라보는 바다 역시 황홀했다. (안방은 부모님께 드렸지만.)
리터칭을 따로 하려고 했는데.. 귀찮아서.. 포토워크 기본 옵션으로 돌렸다.. -.-
하여간.. 경관은 환상이었다.
첫날은 통영을 일주하고, 가볍게 시내 관광을 한 후, 시장에 가서 회를 떠서 먹었다. 3만원어치 떴는데, 정말 우리 다섯식구가 회만으로 배 부르게 먹었다. 회라면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나와 내 아내는 “죽어도 여한이 없어.”라고 중얼거렸을 정도다. 다들 한 덩치를 하는 만큼 3만원 어치로 될까 했지만 (집 근처에서 먹게 되면, 5명이 가서 10만원을 내도, 회 제대로 먹던가?) 정말, 배 부르게 먹었다. 5천원 어치 사온 멍게는 서울에서 먹으면 적어도 2만원 어치였다. 멍게 좋아하시는 어머니도 무지 만족. 그런데 그러고 보니. 첫날 사진이 별로 없네. -.-; (먹느라 바쁜 나머지)
다음 날 아침을 먹고, 거제도로 출발. 통영에서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처음으로 들른 명사 해수욕장. 모래가 좋아 명사(明砂)란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구름이 짙게 깔렸다. 덕분에, 아무도 없는 한적한 해수욕장을 마음껏 거닐었다. (나는 오히려 햇빛 내리쬐는 화창한 날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흐린 날이 적성에 맞다. 성격이 조금 음습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래 먹는 아들.
아내와 나는 아들의 닉네임을 “엄마 재 흙 먹어요.”라고 지었다.
아들은 엄마랑 놀다가, 다시 모래를 먹는다..
그만 먹어라... 임마..
몽돌 해수욕장 근처의 펜션에 짐을 풀고, 어머니는 잠시 쉬시고, 동생과 아버지는 낚시를 하러 가고, 아내와 나는 근처의 해수욕장에 놀러갔다. 해수욕장 이름은 구조라 해수욕장. 이름이 특이해서 물어 봤더니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이름난 관광지인데, 이름 유래를 모르다니. 이 글을 쓰며 거제시청과 일원면 동사무소 (구조라가 있는)에 전화를 걸었더니, 역시나 그 분들도 잘 모른다. 대신 사이트 하나를 소개해 준다. 확인해 보니, 어감이 이상했을 뿐, 그 뜻에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구조라 해수욕장의 유래 : http://www.kujora.co.kr/yunkak2.htm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아들과 아내와 같이 놀았다..
신나서 춤추는 아들 시우..
그러나, 역시나 여기서도 모래 먹고 신나 하는 아들..
얼굴 주변에 모래 투성이다..
( 한 움큼 집어 먹는 것을 보고 뛰어 갔지만.. 이미 절반은 입 안에.. -.-)
부모님께서는 이 동네는 깨끗해서, 조금 먹어도 괜찮다고 하지만..
땅그지가 생각나는 바람에.. -.-
그날 저녁에는 집에서 가져간 바비큐 그릴에 목살을 구워 먹었다. 전날, 통영 대형마트에서 목살을 사가지고 갔지만, 딱히 그럴 필요는 없는 듯 했다. 지척에 정육점이 널렸었으니까. 바다 바람 가득한 펜션 2층 베란다에 앉아 고기 구워 먹는 기분과 맛은 정말 훌륭했다.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시지 않는 어머니조차 가끔씩 그때 드신 고기 이야기를 하실 정도다. 그 날 저녁에는, 밤이되면 파도에 씻기며 작은 돌맹이들이 노래를 한다는 몽돌(동그란 돌맹이) 해수욕장을 거닐었다. 아내와 나는 밤바다를 보며, 돌맹이 위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캔씩 마셨다. 아들은 그 와중에 돌맹이를 집어 먹었다. (닉네임은 “엄마 재 돌 먹어”라고 바뀌었고.)
소매물도 갈때 아내와 아들이 멀미를 하는 바람에.. 사실 걱정이 되었었다.
다행이도 돌아올 때는, 두 사람 모두 신나서 돌아 왔다.
멀미를 한다면, 멀미약을 꼭 챙기시길..
다음 날은, 거제도의 하일라이트 소매물도 관광이 이어졌다. 말은 관광이지만, 이건 등산이었다. 높이는 100미터 남짓인데, 아들을 업고(이런 저런 이유로 아내가 업고 -.- 미안해.. 여보.. ) 산에 오르자니 보통 곤욕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정상에서 바라 본 소매물도는 이런 힘든 마음을 깨끗이 씻어 줄만큼 풍경이 아름다웠다.
소매물도는 명사 해수욕장 옆의 작은 항구에서 출발해서 40분 정도 소요되며, 가격은 1인당 왕복 18,000원. 섬이 외져서 그런지 물가가 비싸다. 물을 따로 뜰 곳이 없으므로, 물은 꼭 가져가는 것이 좋다. 아쉬운 점은, 포구 옆에 작게라도 쉼터를 만들어 놓으면 좋으련만, 아무런 시설이 없어 모든 이들이 햇빛을 그대로 맞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일행 중에 아기가 있는, 우리 가족은 포구 옆의 작은 카페에서 쉬어야 했다. ( 카페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 그냥 잡스러운 온갖 것들을 파는 슈퍼마켓? - 그래도 느낌(?)이 참 좋은 카페였다. 경치도 좋고, 바람도 시원하고, 사람들도 모두 즐거워하고.. 주인도 친절하시고… 알고 보니, 주인이 시인이시라나.)
사정이 있어 아내가 아들을 업고 올라갔다.. -.-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코스가 빡세다..
사진 중에 폐교 사진이 보인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펜션이 된다는데..
30년간 고작 1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던 이 작은 학교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하다
사진을 유심히 보면, 알겠지만 바다 속이 비친다.. 물이 장난 아니게 맑다..
끝 무렵의 아들과 아내 사진은 포구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외모는 초라하지만.. 느낌이 좋은 곳이다.
커피.. (믹스.. -.-) 4,000원.
2시 배로 소매물도에서 나와, 신선대에 들렸다가, 해금강에 갔다. 배를 탈까 했는데, 부모님은 예전에 가보셨다고 하고, 동생은 귀찮아 하고, 아내와 아들은 뱃멀미를 하는 탓에. 포기. -.-;; 그냥 근처 구경만 했다.
신선대에서 비디오 촬영..
여전히 가로 세로 비율이 4:3이다..
16:9로 찍은 것을 줄여 버리니 여전히 화면이 좁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화질은 역시나 컨트롤 하지 못했다. -.-
그리고 오후 5시에 거제도에서 집으로 출발. 저녁 11시 30분 경 일산 도착. 즐겁고 행복했던 휴가였다. 다만 아들이 아직 어려(15개월), 오랜 자동차 여행을 힘들어하는 탓에, 이렇게 멀리 가는 여행은 당분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진작에, 즐거웠던 기억들과 생각들을 차분히 정리하려 했지만, 시간이 벌써 2주나 지나 바렸다. 이놈의 게으름 병.. 내 삶을 좀 먹고 있는 주요한 병균이다. 이 일 말고도, 귀찮다는 이유로 까 먹은 기억과 시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 더 늦으면 이것마저도 다 잊어 버릴 것 같아, 대충 시간 순서대로 지나쳤던 일정들을 나열해 봤다. (대충이라고는 하지만..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올리는 데만 - 글 쓰는 것이 아니고, 올리는 데만.. - 1시간 30분이 걸렸다. 점심 시간 안에 해치우려 했는데.. 벌써 2시다.. -.-;)
혹시.. 올 휴가지를 결정하지 못하셨다면, 회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통영이나, 볼 것 많고 경치 좋은 거제도는 어떠실런지?

